[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더유제약이 창업 5년 만에 매출 340억원을 내다보는 제약사로 성장한 것은 초창기부터 피부과와 비뇨기과 영역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회사명 ‘더유제약’도 피부과의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비뇨기과의 ‘유롤로지’(Urology)의 의미를 담았다.
영업사원 시절부터 피부과·비뇨기과 영역에서 활약하던 김민구 더유제약 대표는 그동안 쌓았던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경험으로 익힌 지식은 출시 제품을 선별하는데 도움이 됐다.
지혈제 주성분인 ‘트라넥삼산’은 피부과에서 기미주근깨 치료제로도 쓰이는데 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의사들이 처방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많았다. 이에 출시한 ‘멜린지에스캡슐’(성분명 트라넥삼산)은 의사와 환자들의 고민을 덜어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손발톱진균제 ‘퓨어릴네일라카’(성분명 아모롤핀)는 이익률이 낮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해 출시, 2016년 피부과에서 같은 계열 중 1위에 올라섰다.
일부 품목에는 저가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남성 탈모치료제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는 오리지널 특허가 끝나 복제약이 쏟아졌음에도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환자 부담이 컸다. 이에 더유제약은 기존 제품에 비해 공급가격을 크게 낮춘 ‘모나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를 출시,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일시적인 품절 상태까지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저가 전략으로만 밀고 간다기보다는 필요한 제품에 대해 저가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탈모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품목으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피부과와 비뇨기과에 주력했지만 지난해 응급피임약을 출시하면서 산부인과로도 영역을 넓혔다. 기존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응급피임약은 별다른 경쟁자가 없었지만, 더유제약이 ‘세븐투에이치’(성분명 레보노르게스트렐)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 약 40%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일반의약품(OTC)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문의약품(ETC)을 중심으로 하는 신생업체다보니 일반인은 더유제약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기업공개(IPO) 이전에 OTC로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확대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관련 인력 영입은 마무리 단계다. 김 대표는 “한 두 가지에 특화하면 장점도 있지만 분명한 한계가 나타난다”며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계속 찾아야 하는데 지난해 산부인과에 진입해보니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가 피부과와 비뇨기과에서 영역을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사명에 담긴 의미도 확장했다. ‘THE U’의 앞글자마다 △Think about it(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Hang on to hope(희망을 품고) △Enjoy your self(마음대로 즐기고) △Understand and forget(이해하고 잊어버릴 것) 등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일을 즐겁게 하고 늘 희망을 갖자는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